
안녕하세요! 南無パンクロック(@NAMUPUNKROCK)입니다
2026년 9월, 오랜만에 스타트라인(STARTLINE)을 검색했다가 재결성 공연 소식을 발견했다.
“어, 스타트라인이 다시 한다고?”
나는 일본에서 음악 블로그 ‘南無パンクロック’를 운영하는 일본인이다. 스타트라인은 10년도 더 전부터 유튜브로 듣던 밴드다. 특히 ‘Time Goes By’, ‘Today’, ‘언제나’를 좋아했다. 한동안 활동 소식을 접하지 못하면서 내 기억 속에서는 어느새 ‘예전에 좋아했던 밴드’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2026년 9월 18일, 홍대 클럽 FF에서 STARTL!NE REUNION SHOW ‘RE:’라는 이름의 공연이 잡혀 있었다. 안내 문구는 ‘12년 만의 단독 공연’.
반가운 마음에 옛 뮤직비디오를 다시 틀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역시, 이 밴드 좋다.
한국에서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는 일본 사람이 어떻게 스타트라인을 알고 있었는지가 조금 궁금할지도 모르겠다. 그 이야기를 하려면 노브레인과 검엑스부터 꺼내야 한다.
노브레인에서 검엑스, 그리고 스타트라인으로
내가 한국 펑크 밴드에 관심을 갖게 된 출발점은 노브레인(NO BRAIN)이었다. 이후 다른 밴드도 조금씩 찾아 들었고, 검엑스(GUMX)는 멤버 세 명이 모두 한국인이던 시절부터 들었다.
예전부터 좋아한 곡은 ‘MY BASSIST LIKES THIS SONG’과 ‘ALL ENDS’. 내게 검엑스는 소리가 단단하고 굵직한 밴드였다.
그러다 검엑스의 드러머가 다른 밴드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밴드가 스타트라인이었다. 처음 들은 곡은 아마 ‘Time Goes By’였던 것 같다.
첫인상은 간단했다.
“검엑스랑은 다른데, 이것도 좋네.”
같은 드러머가 있다고 해서 비슷한 음악일 거라고 생각하면 조금 의외일 수 있다. 내 귀에 스타트라인은 검엑스보다 부드럽고, 살짝 애틋하게 들렸다. 그 인상을 만드는 데에는 정호준과 원제나의 목소리가 큰 역할을 했다.
한국 펑크를 체계적으로 공부하며 들었던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밴드를 듣다가 그 멤버의 다른 밴드로 넘어갔다. 그렇게 일본에서 유튜브를 보던 내가 스타트라인까지 오게 됐다.
세 사람이 만드는 스타트라인의 소리
스타트라인은 2013년에 결성된 3인조 멜로딕 펑크 밴드다.
| 멤버 | 파트 |
|---|---|
| 정호준(HOJUN) | 기타·보컬 |
| 원제나(ZENA) | 베이스·보컬 |
| 최건(GUN) | 드럼·보컬 |
검엑스 출신 최건과 카피머신(COPY MACHINE) 출신 정호준이 함께 작업하고, 원제나가 합류했다. 첫 EP 《Light My Fire》는 2013년 9월에 나왔다.
내가 스타트라인에서 좋아하는 것은 멜로디와 목소리의 조합이다. 정호준이 노래하고 원제나의 목소리가 더해지면, 곡의 느낌이 달라진다. 두 사람이 주고받거나 함께 부르는 부분에서 특히 귀가 간다.
그렇다고 보컬만 듣게 되는 밴드는 아니다. 그 아래에는 최건의 드럼이 있다.
최건은 정말 드럼을 잘 친다. 노래와 멜로디에 빠져 듣다가도 연주를 받쳐 주는 드럼의 힘이 느껴진다. 검엑스를 통해 스타트라인을 알게 된 나로서는 자연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2013년 야마하 아시안비트 한국 대회에서 우승한 스타트라인은 같은 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그랜드 파이널에서 3위에 올랐다. 최건은 개인 부문 베스트 드러머상도 받았다. 연주를 듣고 나면 수상 경력이 납득된다.
일본에서 오래 들어온 스타트라인 추천곡 3곡
스타트라인을 처음 듣는 사람에게 세 곡을 고르라면, 나는 지금도 같은 곡을 고를 것 같다. 오래전부터 좋아했고, 이번에 다시 들어도 좋았던 곡들이다.
Time Goes By — 두 목소리가 겹칠 때가 좋다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곡은 ‘Time Goes By’다. 2014년 1월 10일에 발매된 싱글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속도로 밀어붙이기보다는 멜로디를 충분히 들려주는 곡이다. 조금 애틋하지만, 듣는 사람을 마냥 가라앉게 하지는 않는다. 당시 음반 소개에서는 소중한 사람들과 친구들, 곁을 떠나가는 이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한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것은 정호준과 원제나의 하모니다. 각각의 목소리도 좋지만, 두 목소리가 겹칠 때 확 끌리는 순간이 있다.
일본 밴드 중에서는 FOUR GET ME A NOTS를 떠올리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남녀 보컬의 멜로딕 펑크 밴드다. FOUR GET ME A NOTS의 몰아치는 속도감과 날카로운 연주는 스타트라인의 이 곡과 분위기가 다르다. 그래도 남녀 목소리가 함께 들릴 때의 기분 좋은 느낌에는 통하는 부분이 있다.
두 밴드가 닮았다는 말보다는, 내가 어떤 소리에 끌리는지를 설명하는 비교에 가깝다.
뮤직비디오의 약간 감상적인 분위기도 좋아한다. 곡과 영상이 함께 기억에 남아서인지, 10년도 더 지난 지금 다시 봐도 금방 빠져든다.
Today — 바닷가 풍경과 함께 기억나는 곡
‘Today’는 2014년 8월 5일 발매된 EP 《Across The Night》의 타이틀곡이다.
이 곡을 생각하면 먼저 바닷가에서 연주하는 뮤직비디오가 떠오른다. 볼 때마다 저런 곳에서 연주하면 정말 기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노래에도 그 풍경과 어울리는 탁 트인 느낌이 있다. 여기서도 정호준과 원제나의 하모니가 좋다. 멜로딕 펑크라고 하면 빠르고 시원한 곡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Today’는 서두르지 않고 멜로디를 들려주는 여유가 매력적이다.
이번에 음반 소개를 다시 읽다가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했다. 레이블 BIG FACE RECORDS의 설명에 따르면, 이 곡은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의 영향을 받은 세 사람이 그들의 ‘Today’에 보내는 화답 같은 곡이다.
그 설명을 읽으니 내가 느꼈던 여유로운 호흡도 조금 이해가 됐다. 스타트라인을 들으며 멜로딕 펑크라는 말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고 느꼈던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한국어로 부르는 멜로디와 두 사람의 목소리, 바닷가의 영상이 함께 남는 곡이다. 일본에서 유튜브로 듣던 나에게도 그 조합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언제나 — 원제나의 목소리를 더 듣고 싶다면
세 번째는 ‘언제나’다. 《Across The Night》의 마지막에 수록된 곡으로, 원제나의 보컬이 앞에 나온다.
‘Time Goes By’와 ‘Today’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매력을 들었다면, 이 곡에서는 원제나의 목소리 자체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
음반 소개에서도 원제나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편곡을 절제하고 사운드를 무겁지 않게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것도 그렇게 목소리를 차분히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세 곡을 이어 들으면 스타트라인의 인상이 조금 넓어진다. 남녀 보컬의 하모니가 좋은 밴드라고 생각하다가, 원제나가 중심에 섰을 때의 또 다른 매력도 알게 된다.
평소 멜로딕 펑크나 팝펑크를 많이 듣지 않더라도 여성 보컬의 록을 좋아한다면 이 곡부터 들어봐도 좋겠다.
원제나가 있어서 더 좋아하는 밴드
스타트라인을 이야기하면서 원제나의 존재감을 빼놓기는 어렵다.
목소리도 좋지만 뮤직비디오에서 연주하는 모습에도 자연히 눈이 간다. 어딘가 단정한 분위기가 있다. 그리고 아주 개인적인 감상을 하나 보태자면, 귀엽다. 이것도 솔직히 써 두고 싶었다. (웃음)
하지만 내가 스타트라인에서 원제나를 중요하게 느끼는 이유가 거기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정호준의 노래에 목소리를 더할 때와 ‘언제나’처럼 직접 중심에서 노래할 때, 각각 다른 매력이 있다. 그 목소리와 연주하는 모습이 내가 기억하는 스타트라인의 인상을 크게 차지한다.
원제나가 있어서 스타트라인이 된다. 내게는 그만큼 존재감이 크다.
물론 정호준의 노래와 기타, 최건의 드럼이 함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것은 이 세 사람이 모였을 때의 균형이다.
일본 밴드가 떠오르는 순간, 그래도 스타트라인
일본의 멜로딕 펑크를 들어온 내 귀에는 정호준의 목소리나 노래하는 방식에서 문득 ELLEGARDEN이 떠오를 때가 있다.
호소미 타케시와 목소리가 똑같다는 뜻은 아니다. 멜로디를 부르는 느낌에서 가끔 연상된다는 정도다. 《Across The Night》에 실린 ‘Like A Fire’의 도입부를 들으면 ELLEGARDEN의 ‘Fire Cracker’가 조금 생각나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제목에 둘 다 ‘Fire’가 들어간다. (웃음)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감상이다. 스타트라인이 ELLEGARDEN의 영향을 받았다고 단정할 근거로 쓰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편, 2014년 The Japan Times의 스타트라인 소개 기사에서는 Blink-182와 Hi-STANDARD를 영향받은 밴드로 언급했다. 그 이야기는 듣고 보니 꽤 수긍이 갔다.
내가 좋아해 온 일본 밴드들과 연결해서 들을 수 있는 부분이 있고, 한국어로 부르는 노래와 멤버들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스타트라인만의 매력도 있다.
FOUR GET ME A NOTS나 ELLEGARDEN을 떠올리는 순간이 있어도, 결국 다시 찾아 듣게 되는 것은 스타트라인의 곡이다.
2014년에는 일본에서도 볼 수 있었다
활동 기록을 돌아보니 조금 아쉬운 사실도 있었다. 내가 유튜브로 듣던 시절, 스타트라인은 이미 일본에 와서 공연하고 있었다.
밴드의 일본어 블로그에는 2014년 중국 상하이의 ZEBRA MUSIC FESTIVAL, 대만 타이중의 HEART-TOWN FESTIVAL 출연 기록이 남아 있다. 《Across The Night》 발매와 함께 중국·대만·일본을 도는 아시아 투어도 진행했고, 일본에서는 요코하마 F.A.D와 신주쿠 ACB에서 공연했다.

2013년 아시안비트로 인도네시아에 갔던 것까지 생각하면, 활동 초기부터 여러 나라의 무대에 선 밴드였다.
나는 화면으로만 보고 있었지만, 일본에서도 직접 볼 기회가 있었던 셈이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좀 아깝다.
다시 일본에 온다면 이번에는 보러 가고 싶다. 대만이나 인도네시아에서 볼 수 있어도 좋겠다. 더 욕심을 내면 일본의 SATANIC CARNIVAL 같은 행사에 나오는 모습도 보고 싶고, GUMX와 STARTLINE이 함께 서는 공연도 궁금하다. 물론 어디까지나 한 팬의 희망이다.
두 밴드를 같은 날 들으면 서로 다른 매력이 더 잘 느껴질 것 같다.
2026년 재결성 소식이 반가웠던 이유
이번 스타트라인 재결성 소식에서 눈에 들어온 문구는 ‘12년 만의 단독 공연’이었다.
2026년 9월 18일 홍대 클럽 FF의 ‘RE:’ 공연 안내에는 오프닝 밴드로 풀개러지(FULL GARAGE)가 이름을 올렸고, 예매자에게 재결성 기념 선물을 준다는 내용도 있었다.
내게는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밴드가 다시 움직인다는 것만으로 반가운 소식이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공연 사진을 봤을 때도 “정말 스타트라인이네” 싶었다. 그리고 솔직히 이런 생각도 했다.
“다들 여전히 젊어 보이네.”
내 쪽에서는 10년 넘게 시간이 흘렀다는 실감이 있는데, 세 사람을 보니 예전에 뮤직비디오를 보던 기억이 금방 돌아왔다.
다만 이 재결성 공연이 앞으로 꾸준한 활동이나 새 음반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내가 확인한 정보만으로는 알 수 없다. 다음 공연과 신곡 소식은 스타트라인 인스타그램 @bandstartline을 계속 지켜보려 한다.
나는 한국 펑크 신을 구석구석 아는 사람은 아니다. 모르는 밴드가 훨씬 많다. 그래도 노브레인을 알고, 검엑스를 듣고, 최건을 통해 스타트라인을 만났다. 그렇게 좋아하는 음악을 따라가다 보니 10년도 더 지난 지금 이 글을 한국 독자들에게 쓰고 있다.
오랜만에 듣는 ‘Time Goes By’, ‘Today’, ‘언제나’에는 당연히 추억도 묻어 있다. 하지만 추억 때문에만 듣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멜로디가 좋고, 두 목소리가 함께 들리는 순간이 좋다.
“이 밴드, 이렇게 좋았나?”
다시 들으면서 그런 생각까지 했다.
스타트라인을 처음 듣는 분도, 한동안 잊고 지냈던 분도 이 세 곡을 한 번 틀어보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 멜로딕 펑크 중에 “이 밴드도 꼭 들어봐야 한다” 싶은 팀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아직 더 찾아 듣고 싶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쓴이:南無パンクロッ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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